의학소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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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빈 쿡의 '위기'책|만화|음악 2008. 11. 27. 19:09
벌써 거의 30년째. 의학 스릴러로 잔뼈가 굵은 로빈 쿡은 김병만 선생이 부럽지 않을 이 분야의 달인이다. 코마, 낙태, 전염병, 장기밀매, 돌연변이, 복제 등 생명의료 분야에서 그가 다루지 않은 소재는 거의 없을 정도. 플롯팅이 기발하다거나, 문체가 인상적으로 다가올 만큼 뛰어난 건 아니지만, 확 잡아끄는 매력적인 소재와 모범적인 도입부를 다룰 줄 아는 능력 만큼은 그가 왜 인기 있는지 증명해낸다. '전담진료'라는 새로운 이슈를 들고 나타난 그의 최신작 '위기' 역시 그런 장점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작품이다. 그러나 그 역시 위기가 다가온건가. 의학 소설만 썼더니 자기 약발이 떨어진 줄 모르는 건가. 병원을 벗어나 법정과 검시를 오가는 산만하고 느린 진행은 긴박했던 초반부의 메리트를 제대로 살리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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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이도 다케루의 '바티스타 수술팀의 영광'책|만화|음악 2008. 8. 4. 19:24
이 소설 제법 웃긴다. 근데 추리소설이다. 게다가 배경은 병원. 한번도 실수없던 바티스타 수술 중에 연쇄살인이 벌어진다. 자뭇 심각해야 할 상황이지만, 1인칭 시점의 화술과 똥꼬발랄한 독창적인 캐릭터들의 향연은 계속 피식거리게 만든다. 마치 [ER]과 [시카고 호프]만 보다 [하우스]를 처음 봤을 때의 느낌처럼 당혹스럽기까지 하다. 그러나 [의룡]과 [하얀거탑] 같은 세계관에 떨어진 싸가지없는 홈즈와 어리버리한 와트슨이 벌리는 범인찾기 게임은 엔딩을 향해갈수록 다소 힘이 떨어진다. 아무래도 처녀작의 한계인듯. 하지만 여러 수상과 독자들의 열렬한 반응이 말해주듯 '의료 시스템과 의료인이 만든 밀실'에서 살인이 벌어질 수 있다는 심리적인 상황만큼은 기가 막히다. 현장 의사 출신인 작가라서 만들어낼 수 있었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