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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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준호의 '마더'영화|애니|TV 2009. 6. 17. 00:42
[마더]는 봉준호 월드의 복습서다. 총정리 요약본이고. [플란다스의 개]에서 보여줬던 사회 부조리와 개인의 욕망, [살인의 추억]식 농촌 스릴러, [괴물]의 찌질한 가족사까지 한데 어우러뜨려 자기복제하고, 확장하며, 썩어문드러진 대한민국의 관습과 사회를 조소해댄다. 상징과 은유는 늘어났고, 암울함은 짙어졌으며, 웃음은 쓰디쓰다. 강렬한 카타르시스와 모성을 부각시키는 장르적 특성 대신 그 이면에 담긴 회한과 두려움을 품게 만드는 감성, 모호한 섹슈얼리티를 건드려 다층적인 해석과 알고 싶지만 막상 알면 다치는 불편한 진실을 주섬주섬 펼쳐 놓는다. 세상 천하무적이라 믿었던 '마더'라는 이름으로도 어찌 해결할 수 없는 우리네 지독한 현실과 맞닿은 찹찹함만큼. 차기작은 [설국열차]로 예정돼있지만, 그 전에 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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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끔.잡담 2008. 6. 13. 23:36
어렸을 땐 이 세상 사람이 엄마랑 나, 단 둘로만 이루어졌다고 생각했었다. 아버지도 형도 할머니와 고모도, 그리고 친구도 모두 엄마가 특수한 탈을 뒤집어쓰고 나를 시험하는 게 아닐까 생각했다. 이 세상은 그런 거라고 그러니까 너무 주눅 들 필요없다고 되네이곤 했다. 그래봤자 이 사람도, 저 사람도 모두 엄마의 다른 모습일뿐이야 그렇게 자신에게 위안 삼곤 했었다. 가짜일뿐이라고, 엄만 다 알고서 모르는 척 한 거라고, 난 다른 방식의 '트루먼 쇼'를 살고 있었던 것 같다. 지금도 그렇게 믿기엔 내 머리와 세계관이 너무 넓어지만. 저 많은 곳의 불빛 속에서 사람들은 저마다 어제를 후회하고 내일을 걱정하며 오늘을 살아가고 있겠지. 아니, 엄마가 새로운 모습으로 날 만날 탈을 고르고 있을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