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성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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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규웅의 '두견새 우는 사연'영화|애니|TV 2009. 7. 24. 23:54
영화는 뻔하디 뻔한 고전 통속 멜로물을 취한다. 윗마을과 아랫마을, 양반댁과 천민의 동명이인(!)에서 오는 비극이랄까. 느리디 느린 호흡으로 사랑에 버림 받는 여인네의 기구한 신세 한탄이 구구절절 주부 대상 라디오 사연처럼 소개된다. 그러다 후반 10분. 갑작스레 인저리 타임에 역전골을 꽂아넣는 축구팀 마냥 호러와 판타지로 돌변하며 소복 귀신과 무당, 뮤지컬스런 극락 세계가 순식간에 펼쳐지는데, 어느새 끝날 시간! 그러다보니 복수와 용서, 화합이 충분히 녹아들기에는 당연히 무리다. 생뚱맞게 해피엔딩으로 서둘러 끝맺는 급박한 결말이 지금 보면 퍽 당혹스럽다. 김지미와 신성일이라는 두 청춘스타의 이름값에 기대 신파극을 제대로 펼쳐보이는 이 영화는 정통 호러라기 보단 TV 시리즈로 익숙한 '전설의 고향'의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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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진의 '청춘극장'영화|애니|TV 2009. 5. 14. 23:41
올해는 한국의 에드거 앨런 포이자 에도가와 란포, 김내성의 탄생 100주기. 물론 이를 위해 뽑힌 건 아니겠지만, 시네마테크 개관 1주기를 맞아 상영된 [청춘극장]은 그의 후기작 중 하나이자 탐정소설에서 벗어나 대중적으로 높은 인기를 누린 통속극이다. 무려 59년, 67년, 75년에 걸쳐 세 차례나 영화화 됐을 정도. 이번에 상영된 건 67년 강대진 감독 버전인데, 그해 흥행 탑이자 60년대 전체 흥행 수익 9위에 랭크된 유명세에 비해 프린트의 조악한 화질 상태와 중국어로 더빙된 심각한 수준의 음질은 보는 내내 안타까움을 자아내게 한다. 그러나 TV 주말연속극의 원형으로 봐도 좋을 만큼 신파의 본질을 보여주는 구조와 캐릭터, 신성일과 윤정희, 이낙훈 등 매력적인 배우들의 눈부신 열연은 과연 60~70년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