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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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능날.잡담 2008. 11. 13. 05:27
오늘 아침은 추울 것이다. 시베리아 고기압이 입시 한파라는 특명을 받아 급작스럽게 불어닥치기에. 일본과 동남아엔 지진과 해일이 일어날 거다. 전국 시험장에서 덜덜 떠는 4만명의 수험생들로 인해 지각판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오후엔 예년 기온을 넘어 따뜻해진다. 좋은 점수를 바라는 수험생 부모들의 열화같은 기원과 기도로. 수능날은 그렇게 특별하다. 하늘이 울고 땅이 울릴 정도로 이 미친놈의 교육 폭풍은 전국 삼천리 화려강산을 강타하고 마비시킨다. 그 지긋지긋하고 끔찍했던 12년간의 감옥 생활을 어떻게 견뎠던가. 가물가물 잊혀져간 기억이 수능날만큼은 새삼스레 떠올라 진저리쳐진다. 학력고사땐 더했을 거다. 입시한파는 실온이 아닌 체감온도다. 끝난지 10여년이 넘어도 여전히 춥다. 입시란 게 없어지는 그날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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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을 꾸었구나.잡담 2008. 2. 3. 23:09
고등학교 교실. 시험시간. OMR 카드에 열심히 마킹하고 있는데, 종이 울린다. 뒤에서 일어나 걷기 시작하는 녀석들. 급한 마음에 마킹은 실수로 이어지고, 땀은 비오듯 흘러 내린다. 일생일대 이런 적 한번도 없었는데. 다그치는 감독관 선생님께 사정사정해서 마킹을 다시 하는데, 제대로 칠하고 있는지도 모르겠다. 더 기다려 줄 수 없다며 매정하게 OMR 카드를 낚아채는 선생님. 으악. 이번 교시는 완전히 망쳤다.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들 부모님께 뭐라 그런다? 식은 땀을 흘리며 깨어났다. 졸업한지도 10년이 넘었는데, 아직도 이런 악몽에 시달리다니. 솔까말 요새 내가 정줄놓 상태인듯. 흠좀무... -_- 심신이 고달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