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년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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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마루 가쿠의 '천사의 나이프'책|만화|음악 2010. 1. 21. 02:19
나날이 잔혹해지는 사회 범죄 앞에 무력한 일반 시민을 더욱 열받게 만드는 건 모순된 제도 탓이다. 당사자가 아닌 이상 그 일면만 바라보는 시선 또한 가슴을 시퍼렇게 멍들게 만드는데, 누구에게도 하소연할 수 없는 벙어리 냉가슴이란 답답한 감성까지 잘 파고든 미스터리가 바로 [천사의 나이프]다. 점점 어려지면서 영악스럽기 짝이 없는 소년범죄를 파고든 이 소설은 사회파 계열처럼 강렬한 이슈와 화두를 던지면서도 반전이란 깜짝쇼를 통해 퍼즐 미스터리의 재미를 놓치지 않는다. 데뷔작이라는 게 믿기지 않을 정도로 노련한 솜씨다. 죄값과 갱생이라는 상반된 입장 아래에 놓인 가해자와 피해자의 고통을 이해하고 헤아린다는 건 어려운 일이다. 청기 내려 백기 올려 식으로 어느 한 쪽의 손을 막연히 들어줄 수도 없는 노릇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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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노 료이치의 '제물의 야회'책|만화|음악 2009. 12. 3. 22:49
엽기적인 싸이코패스 살인마가 살인청부업자의 부인을 죽인다. 킬러는 살인마에게 복수를 다집하고, 그 사건을 맡게된 형사는 그 속에 과거 경찰과 관련있는 이권다툼이 복잡하게 얽혀있음을 즉감한다. [양들의 침묵]에, [경관의 피], [LA 컨피덴셜]과 [천사의 나이프]를 뒤섞어 [신주쿠 상어] 스타일로 풀어낸 듯한 이 기가 막힌 스릴러는 거칠고 잔인하면서도 우수어린 도시의 비정함과 비틀어진 사랑의 다양한 모습들을 탁월하게 묘사해낸다. 살인마와 킬러, 형사의 삼파전이 벌어지는 간단하고도 매력적인 얼개를 이처럼 다면적인 플롯으로 구사해내는 작가의 밀도감 넘치는 내공이 판타스틱하다. 싸이코패스와 야쿠자(갱스터), 조직비리, 하드보일드, 이상심리, 저격수, 소년범, 하드고어, 경찰물 등 한데 모아놓으면 안 어울릴 듯..