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리언셀러 클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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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쿠마루 가쿠의 '악당'책|만화|음악 2016. 9. 23. 03:16
무엇보다 제목이 맘에 들었다. [악당]. 강렬하고 효과적이며 심플하면서도 명료하게 다가온다. 이보다 더 쉽고 간략하게 말하고자 하는 바를 전달할 순 없을 것이다. 야쿠마루 가쿠의 새 소설 [악당]은 제목 그대로 악당에 대한 얘기다. 하지만 악당이 그 흔한 주인공이 아니고, 악당이 참 뻔한 나쁜 놈도 아니다. 이 소설에서 악당은 언제 어디서 누구나 쉽게 만날 수 있는 인물들이다. 내 친구일수도 있고, 내 이웃일수도 있고, 내 핏줄일수도 있다. 그들은 영화나 소설에서처럼 대놓고 세계정복을 노리거나, 정의를 파괴하기 위해 힘쓰지 않는다. 다만 어느 순간 찾아온 욕망에 방향을 잃고 실수를 저지른, 평범한 사람들이다. 혹은 그렇게 삐뚫어진 채 살아가는 사람들이다. 야쿠마루 가쿠는 현실의 부조리에 대해 잘 파고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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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별도 없는 한밤에'책|만화|음악 2015. 9. 23. 07:56
해야 할 일이 잔뜩 밀려있는 와중에도 스티븐 킹의 새 중편집 [별도 없는 한밤에]를 읽었다. 장편이었다면 몇 번이나 흐름이 끊겼을지 모른다. 아니 솔직해지자. 장편이었다면 아예 일을 잠시 접고서 쭉 읽었겠지. 스티븐 킹은 내게 그런 마력을 주는 작가니까. 그의 소설은 그만큼 절대적이다. 첫 문장을 읽은 순간부터 메두사 눈빛에 굳어버린 석상이 되듯 마지막 문장까지 움직일 수 없게 만든다. 그 마법에서 간신히 헤쳐 나오면 어느새 타임 슬립을 한 거처럼 시간이 저만치 흘러가 있다. 그러나 이번엔 4개의 중편이 모인 책이라 부담 없이 끊어 읽을 수 있었다. 사실 중편집은 각 이야기 사이마다 쉬어갈 틈이 필요하다. 앉은 자리에서 한 번에 다 읽어 내려가기 보단, 한편 한편이 끝나고 그 이야기의 여운을 느끼고 곱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