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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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퍼톤스의 'Sounds Good!'책|만화|음악 2009. 12. 22. 13:07
페퍼톤스 1집은 충격이었다. 우리나라에서도 이런 상큼한 시부야계 사운드를 들을 수 있다니. 2집은 예술이었다. 일렉트로니카와 모던락뿐만 아니라 펑크와 재즈, 키치적인 카툰 사운드까지 결합시킨 변신에 혀를 내둘렀기에. 이번의 3집은 전율이다. 데뷔한지 5년이 지나도 여전히 그들의 알록달록한 색채감은 전혀 바래지 않았기에. 화사하고 발랄한 기분좋음이 전체를 아우르는 수록곡 하나하나의 따사로움은 이 추운 겨울날의 기온을 녹여줄 만큼 강력한 이른 봄날 사운드다. 마치 손난로에 안녕을 고하듯이. 여름엔 시원하고 겨울엔 따스하게 다가오는 그들의 사운드스케이프는 상당히 오묘하다. 올 겨울은 이 녀석으로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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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랑경의 '이경규의 복불복 쇼'영화|애니|TV 2009. 9. 17. 23:44
내 이리도 잔혹한 사람이었던가. 요새 그 어떤 프로보다 열광해 마지않는 케이블의 '복불복쇼'는 가학성의 극치를 달린다. 말 그대로 지식도, 상식도 필요치 않은 자극적인 볼거리와 고성, 비명, 구토와 운이 교차하는 막장 시츄에이션은 리얼이고 나발이고 오로지 순도 99 프로의 재미만에 집착한다. 게임을 통해 승자와 패자를 정하고 벌칙으로 엽기적이고 황당무계한 보양식들을 먹이는 이 단순무식한 쇼는 불편하고 잔인하지만, 동시에 묘한 카타르시스와 원초적인 파워 게임의 묘미를 안긴다. MC 독단의 카리스마가 작열하고, 그 밑으로 비리와 아부가 난무하며, 뻔뻔스럽고도 이기적인 욕망을 숨기지 않는 이 서바이벌의 경연장은 가식적이고 위선적인 사람들의 치부를 여지없이 뭉게놓는다. 못 생겼던 잘 생겼던, 똑똑하건 못났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