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혜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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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지우의 '모던보이'영화|애니|TV 2008. 10. 2. 22:20
아무리 나라가 어렵고 힘들어도 개개인의 삶은 존재했으리라. 일제치하 35년간에도 매사 독립만을 염원하고, 또는 반대로 나라 팔아먹을 변절에만 관심을 가진 것이 아닌, 공부도 하고, 사랑도 하고, 웃기도 하며, 춤도 추고, 즐기기도 했던 이면의 삶이 있었을 것이다. '모던보이'의 원작인 이지형의 '망하거나 죽지않고 살 수 있겠니'는 바로 그런 부분을 담아내 참신한 시각을 인정받은 작품이다. 사랑에 대한 이야기만 줄곳 다뤄온(그래봤자 두 편뿐이지만) 정지우 감독이 눈여겨 본 건 바로 그것으로, 나라의 독립보다 사랑이 먼저였던 남자 이해명과 대의를 품고 있지만 자신의 삶은 껍데기에 지나지 않았던 여자 조난실의 이야기를 화려한 비주얼로 포장해 멋드러지게 담아내고 있다. 경험하지 못했던 그 시절 그 세계를 풍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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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의 '좋지 아니한가'영화|애니|TV 2007. 3. 2. 04:14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의 신작 [좋지 아니한가]를 지난 2월 22일 목요일 밤 9시 시사회로 관람했다. 콩가루 집안의 좌충우돌 블랙 코메디를 표방한 이 영화는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는 건 아니지만, 계속 피식거리게 만드는 묘한 재미가 있다. 딱히 상업적이라 말할 수 없어 감히 일반 관객들에게 추천하긴 힘들 거 같고, [로얄 테넨바움]이나 [녹차의 맛]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제법 볼 만할 듯. 하지만 다시 한번 내게 상업성과 작품성 사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하다. 맨 앞에서 보느라 눈 돌아가고, 허리 휘는 줄 알았다. 맨 뒤에서 서서 보는 게 더 나을텐데. 그놈의 소심함이 뭔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