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윤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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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동훈의 '전우치'영화|애니|TV 2009. 12. 23. 23:59
신인 감독이 만든 [전우치]가 이 정도라면 선방했다 치하하고 넘어가겠지만, 기대란 기대는 잔뜩 부풀려놓은 최동훈이 만든 만큼 신명나게 까야겠다. 쟁쟁한 올스타 캐스팅으로 '21세기 슈퍼 홍길동'을 부활시켜 놓은 희대의 B짜 정신에는 경탄해 마지않지만, 그 외 산만한 내러티브와 멀미나다 못해 알아볼 수 없는 촬영, 임팩트 없는 비주얼의 향찬을 벌린 대가로 100억은 너무 참혹하다. 그의 특기였던 대사빨이나 생생한 캐릭터 하나 건지지 못한 채 피식거리는 잔재미로만 두 시간을 연명해간다. 관객들도 도술에 취해 재미있게 봐주길 바랬다면 오산. 차라리 이들을 데리고 같은 제작비로 [타짜 2]를 찍는 게 나을 뻔 했다. 아님 남기남이나 김청기 감독에게 일평생 슈퍼 홍길동 속편을 찍게 해주던가. 키비주얼과 상상력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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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연우의 '거북이 달린다'영화|애니|TV 2009. 6. 28. 04:56
투철한 직업 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적은 액수의 떡값이 이해관계를 만드는 시골 마을에, 소싸움 축제가 범인잡기보다 메인 이벤트격인 직장, 그리고 실력없는 양아치 친구들, 거기에 기를 못펴는 연상의 마누라와 똑소리 나는 딸네미까지. 어디를 보나 주인공 필성은 먹고 살려고 발버둥치는 한심한 우리네 중년남들의 소심한 가장家長의 라이프를 온몸으로 보여준다. 그러나 이런 느긋한 충청도 거북이도 한번.. 아니 세번 궁지에 몰리면 꿈틀... 아니 덥썩 달리기 시작한다. [거북이 달린다]는 [공공의 적]의 충청도 버전 같다. 김윤석 때문에 [추격자]가 연상되겠지만, 사실 [살인의 추억]의 쌍팔년도 시골 경찰서의 희극성과 더 맞닿아있다. 종종 덜컥거리고 정경호의 악역 캐릭터를 [공공의 적]의 이성재에 대본다면 빈약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