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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더위에 지쳐 결국 미니 USB 선풍기 하나를 들였다.
    잡담 2012. 6. 29. 05:03

    방안이 사우나 시설도 아니고, 모니터만 바라보며 키보드, 마우스질만 해대는 게 뭐 중노동이라고 땀을 비오듯 쏟아대는지 모르겠다. 그렇다고 평소에 특별히 다한증으로 고생한 적도 없으니, 이건 순전히 날씨가 미친 거고, 집이 주옥같이 더운 게다. 에어컨이나 선풍기라도 있었으면 좀 나을텐데, 방안에 굴러다니는 건 어머니가 얻어오신 플라스틱 부채뿐. 몇번 부쳐대니 거죽은 조금 시원스러운데 속에서 열불이 난다. 이러다 컴퓨터가 내뿜는 열기에 열사병으로 쓰러질 것 같아 요즘 유행하는 USB 선풍기를 하나 들였다.

    왕년의 아놀드 주지사 피부를 연상케하는 구리빛 메탈릭 재질의 튼튼한 놈으로다가. 허나 중국산인지라 그럴듯한 외형에 속으면 안된다. 쌩쌩 강력한 용의 콧김을 내뿜을 것 같은 생김생김과 달리 전원을 넣으면 살랑살랑 나비 날개짓에 불과한 봄바람 약풍이 최선이다. 것도 잠깐 몸만 돌리면 존재감조차 느껴지지 않는다. 되려 헤어드라이어의 냉풍이 더 시원해. 그렇다고 에잇 이까짓 거 꺼버리는 용단을 발휘하면 다시 한증막 지옥이 시작되고, 켜놓고 있자니 바람이 간지럽게만 느껴진다. 같이 샀던 친구 녀석, 미약한 바람에 하나 더 사서 스테레오로 바람을 맞으면 낫지 않을까 하던데, 그럴 바엔 바람조절되는 큰 놈을 들이겠다.

    참 계륵같은 녀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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