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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비코 타케마루의 '인형, 탐정이 되다'
    책|만화|음악 2010. 8. 24. 23:24

    제목 만큼이나 발랄하고 경쾌한 추리 단편집. 복화술사를 등장시켜 탐정役을 인형에게 준다는 세팅은 새삼스러울 게 없지만, 그 인형이 독자적인 인격을 지니고 있고 또 주인공 자체가 심각한(?) 해리성 장애를 보인다는 파격이 비슷한 류의 소설들보다 한걸음 나아간다. (보통 범죄자들이 이런 경우가 많지않나?) 따라 가볍게 읽히는 동시에 조금은 어둡고도 불안한 그림자가 언뜻 스치는데, 아무래도 시리즈의 첫 편이 되다보니 트릭과 심리 묘사보단 인물 관계와 분위기를 자아내는 데 집중한다. 다소 무리일수도 있는 설정을 천연덕스럽게 밀어붙이는 아비코 타케마루의 능청이 귀엽다. [살육에 이르는 병]에선 눈 씻고 찾아봐도 핏빛고어의 향연만 펼쳐지더만.
     
    장편도 또다른 단편집도 계속 나올 모양인데, 이런 코지미스터리를 즐기는 사람으로 쌍수를 들고 환영. 마침 아카가와 지로의 (삼색털 고양이 시리즈의 복간을 비롯해) 라이트한 미스터리들도 쏟아져 나온다기에 머리골 싸맬 일 있으면 훌쩍 집어들고 살랑살랑 넘겨봐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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