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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프리 디버의 '남겨진 자들'
    책|만화|음악 2010. 7. 29. 18:33

    이 소설, 양파다. 까도 까도 끝나지 않을 음모와 배신에 눈물을 흘리게 만든다. 제프리 디버는 최소한의 정보만 독자에게 던져준 채 사건을 진행시키며 관점을 뒤집는 마력을 선사한다. 초중반 서바이벌에 가까운 혹독한 모험기와 도망자의 스릴을 섞어 땀을 쥐게 하더니, 후반에 들어선 뒤통수 치는 반전을 앞세워 책을 처음부터 다시 읽게 만든다. 거대한 음모가 튀어나올 것 같던 교차의 스케일도 갑작스레 대변모, 템포를 달리하는 막판의 급작스런 결말엔 가히 대략 난감, 다소 어이가 없을 정도.
     
    알고보니 이 소설, 양파가 아니라 양배추다. 까도 까도 끝나지 않을 껍데기를 다 벗겨보니 안은 텅 빈... 그럼에도 바삭 바삭하니 씹어먹기엔 양도 많고 풍성한 질감의 미각을 선사하는 그런 소설. 제프리 디버는 깊고 굵은 맛보다는 추적과 도망, 교차와 반전의 껍질을 벗겨대는 속도에 심취에 페이지를 쉴새없이 넘기게 만드는 기교의 맛을 뽐냈다. 재미 하나만큼은 인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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