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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히가시노 게이고의 '브루투스의 심장'
    책|만화|음악 2010. 1. 22. 02:38

    도서형 추리소설의 가장 불편한 점은 주인공과 나를 도무지 일치시키지 못하겠다는 거다. 준법 정신이 강력하게 박힌 바른생활 사나이라서 그런 게 아니다. 질 걸 뻔히 알고 보는 스포츠와 다를 바가 없기 때문이다. 이겨서 찜찜, 져도 화가 나는 승부에 도무지 몰입감이 안 생긴다. 아일즈의 '살의'를 읽다 몇번이고 던져버렸던 건 그런 심적인 부담감이 강해서였다. 히가시노 게이고는 여기서 절충안을 던진다. 반은 도서형이지만 나머지 반은 퍼즐형으로 바꿔버리는. 살인 릴레이라는 스릴 넘치는 트릭도 재밌지만, 그대로 벌어지지 않는 사건의 역전성이 뭣보다 X구멍 죄이는 긴장감을 선사한다.
     
    읽는 순간 독자를 마취시키는 능력은 좋은 작가만이 가진 미덕이다. (히가시노의) 문제는 책장을 덮으면 그대로 휘발되는 글들도 상당히 많다는 것. 다작가에게 가장 쉽게 드러나는 한계다. 그럼에도 재미만큼 보장해주는 그의 재능의 개런티가 고마울 따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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