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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케빈 맥도널드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
    영화|애니|TV 2009. 5. 6. 04:46

    아메리칸 뉴시네마 이후 리얼리즘과 사회적인 시각에 입각한 명품 스릴러들이 할리우드 70년대를 수놓았는데, 그 진지하면서도 꽉 짜인 - 묵직한 현실감이 너무도 좋았다. 어떠한 고난과 역경이 닥쳐와도 신념과 정의를 믿고 올곧게 나아가는 인물와 이를 비정하리 만큼 객관적으로 담아내는 카메라가 가진 힘을 믿고 싶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암울한 현실과 굴곡진 현대사를 갖고 있는 우리네 상황에선 누나 가슴 속에 삼천원... 누구라도 가슴에 상처를 갖고 있기에 더욱 더 그런 느낌이 강하게 드는 건지도.
     
    케빈 맥도널드의 [스테이트 오브 플레이]는 많은 욕심 부리지 않고 그 시절 그 느낌의 스릴러를 충실히 재현해낸다. 좋은 배우와 잘 짜인 원작, 뛰어난 각색과 안정적인 연출이 어우러져 알란 파큘라와 시드니 루멧, 프란시스 포드 코플라와 윌리엄 프리드킨이 구축했던 긴장과 스릴의 품새를 솜씨 좋게 따라한 것. 물론 방대한 원작의 분량을 축약하기 위해 몇몇 캐릭터가 낭비되고, 후반부 리듬이 다소 급작스러운 전개를 보이는 건 옥의 티지만, 아기자기하게 맞아 떨어지는 앙상블의 미학만큼은 근래 보기 드문 정공법적인 스릴러의 문법을 취하고 있다. 보는 재미가 쏠쏠한 70년대식 스릴러의 21세기 버전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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