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제드 러벤펠드의 '살인의 해석'
    책|만화|음악 2008. 10. 25. 16:35

    현대 수사기법 중 가장 각광을 받고 있는 프로파일링이 심리학에 기저를 두고 있단 점에서 추리소설에 프로이트와 융이 등장한단 설정에 찬탄을 금치 못했다. 인간의 심리를 파고들었던 그들이 분석해내는 살인사건과 범인의 심리기재가 궁금했던 것이다. 게다가 제목 또한 프로이트의 꿈의 해석을 빗댄 '살인의 해석'이라니. 이건 설정만으로도 먹고 들어가는 어마어마한 팩션이 될거라 믿어 의심치 않았다. 그러나 책장을 하나둘 넘기며 기대가 클수록 실망감도 커진다는 진리를 깨우치고 말았다.
     
    시대상을 충실히 반영한 묘사와 심리학 태동기의 세력다툼을 다룬 역사적 고증은 뛰어나지만, 탐정이라 믿었던 프로이트와 융은 그저 단순한 배경과 조언자의 역할일뿐, 이러다 할 활약상을 보여주지 못한다는 거. 심리학적 지식이 동원된 추리와 설정은 좋았지만, 트릭이나 구조 자체가 그렇게 매력적이지 않다는 거. 날렵하고 스트레이트한 맛보단 방만하고 딱딱한 맛이랄까. 초보작가의 처녀작다운 야심과 품격은 느껴지지만, 아직 다듬어지지 않은 거칠은 요소들이 다소 아쉬움을 자아내게 만든다. 그래도 '크리미널 마인드'와 '갱스 오브 뉴욕'의 만남 정도는 되니, 후회하지 않을 선택이었다.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