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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코미조 세이시의 '악마의 공놀이 노래'
    책|만화|음악 2008. 10. 17. 23:17

    긴다이치 코스케의 살인 방조(?)는 계속되지만, 이야기는 더욱 농밀해지고 원숙하다. 중기 걸작으로 손꼽히는 '악마의 공놀이 노래'는 애거서 크리스티가 즐겨 다룬 전래 동요에 연쇄 살인을 대입한 마더구즈식 플롯을 활용해 본격 추리소설의 진수를 보여준다. 도덕적인 규율과 사회풍자적인 요소를 함유한 전래동요는 교육을 빙자해 때론 잔혹하고 가끔 폭력적인데, 이런 가삿말이 살의와 어울러져 묘한 댓구와 은유를 갖게 만든다. 예지자의 통찰력처럼 보이기도 하고, 유아기의 두려움을 연상케도 하는 동요의 존재는 일본 특유의 폐쇄적이고 봉건적인 분위기와 결합해 고즈녁한 저녁놀 적막감 속에 스멀스멀 기어오는 단말마처럼 느껴진다.
     
    고전 본격 추리소설의 특징인 꽉 짜인 구조와 극적인 스토리, 의외의 범인 삼박자는 물론이거니와, 폐전 직후의 일본 전후 상황에 대해서도 생생히 담아낸 필치와 유미적인 묘사는 대가 요코미조 세이시의 저력을 다시금 확인시키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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