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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프 린제이의 '음흉하게 꿈꾸는 덱스터'
    책|만화|음악 2008. 6. 26. 2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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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악당이 더 나쁜 악당을 단죄한다는 설정은 이미 20세기 '뤼팽'이나 '세인트'에서 단물 빠지게 써먹었다. 새로운 밀레니엄에, 21세기가 1/10 가까이 지난 이 시점에선 보다 새롭고 독창적인 접근이 필요하다. 그래서 자신의 살인 본능을 콘트롤할 수 있는 싸이코패스가 악당을 단죄하는 최신식 이야기가 등장했다. 그게 바로 [덱스터] 시리즈다. 세상에 살아있어선 안될 쓰레기들만 골라 처리 하는 착한 살인마 이야기. 아이러니와 조소로 가득찬 어두컴컴한 세상에 이보다 더 잘 어울릴 엔터테인먼트가 또 어디 있을까.
     
    섬뜩하고 잔혹한 상황들이 벌어지면서도 위트와 여유를 잊지 않는 작가의 필치는 현대 사회의 도덕적 규제적인 모순들을 건드리며 폐부를 찌른다. 금기이기 때문에 더욱 더 매력적일 수밖에 없는 주인공의 이중성은 통쾌하면서도 씁쓸하고, 시원스러우면서도 미지끈한 묘한 감정의 여운을 선사한다. 덱스터는 뤼팽과 사이먼 템플러, 팡토마가 활약했던 흑백의 20세기 아이콘과 달리, 이념은 사라지고 가치관 난립의 시대 속에 어지럽고 복잡해진 세상을 살고 있는 비밀스런 우리네 자화상인지도 모른다.

    소설이 귀찮다면 미드 [덱스터]를 권한다. 수위가 조금 쎄다는 게 문제긴 하지만, 여전히 그 불유쾌한 매력은 남아있다. 흐흐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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