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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윤철의 '좋지 아니한가'영화|애니|TV 2007. 3. 2. 04:14
[말아톤]의 정윤철 감독의 신작 [좋지 아니한가]를 지난 2월 22일 목요일 밤 9시 시사회로 관람했다. 콩가루 집안의 좌충우돌 블랙 코메디를 표방한 이 영화는 시원한 웃음을 선사하는 건 아니지만, 계속 피식거리게 만드는 묘한 재미가 있다. 딱히 상업적이라 말할 수 없어 감히 일반 관객들에게 추천하긴 힘들 거 같고, [로얄 테넨바움]이나 [녹차의 맛]같은 영화를 좋아한다면 제법 볼 만할 듯. 하지만 다시 한번 내게 상업성과 작품성 사이에 대해 고민하게 만들어 준 작품이기도 하다. 맨 앞에서 보느라 눈 돌아가고, 허리 휘는 줄 알았다. 맨 뒤에서 서서 보는 게 더 나을텐데. 그놈의 소심함이 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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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일상으로의 초대.잡담 2007. 2. 28. 02:22
남들과 다른 나의 일상은 아침의 재정의에서부터 시작된다. 아침이라 함은 깨어서부터 6시간 전까지, 점심이라 함은 그 담부터 6시간, 저녁 역시 그 담부터 6시간. 그리고 나머지 6시간은 꿈나라다. 오늘과 내일의 경계도 마찬가지다. AM 0시가 아닌, 내가 자는 그 시간 이후가 내일인 것이다. 그런 이유로 하루에 세끼를 꼬박 꼬박 먹는다는 건 힘든 일. 자연스레 집에 있으면 살이 빠진다. 위의 사진에서 커피 한잔은 그러니까 나에겐 모닝 커피(남들에겐 오후의 티 타임이 되는 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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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동물애호가를 위한 잔혹한 책'책|만화|음악 2007. 2. 16. 17:46
[태양은 가득히]를 썼던 작가라 하면 더 잘 알려진 패트리샤 하이스미스의 단편집. 잔혹한 책이라고 했지만, 사실 그리 잔혹하지 않고 동물들 입장에서 사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이럴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력 때문에 다소 불쾌하고, 소름 끼칠 수도 있겠다는 싶었다. 깔끔한 구조와 드라마틱한 스토리 라인이 재기발랄하다. [낯선 승객]을 읽었던 기억이 가물 가물한데, 그녀의 다른 소설들도 읽어보고 싶다. 죽을 때까지 머리 속에서 아이디어가 넘쳐나서 고민이다고 할 정도의 다작가라서 부럽기도 하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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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가든.음식|스포츠 2007. 2. 15. 17:43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벨기에産 맥주 호가든(Hoegaarden). 기분이 산뜻할 때 가볍게 마셔주면 파워 업!! 된다고나 할까. 강하고 비린 맥아의 맛보단 부드럽고 상쾌한 느낌을 원하는 사람들이 좋아할만한 맥주다. 그런 이유로 남성보다는 여성이 더 선호하는 경우가 많은 듯 싶은데... 뒷맛에서 느껴지는 오렌지 향도 깔끔하고, 거품도 부드럽고 맛있어 독특한 분위기를 자아낸다. 더욱이 이 맥주는 효모 발효의 느낌을 살려주기 위해 육각 글래스에 반쯤 따르고, 나머지 병에 든 걸 흔들었다가 다시 따라 마셔야 제 맛이라는 거!! 일도 안 풀리고, 꿀꿀한 기분 탓에 어제 조금 마셨는데... 그대로 자버리고 말았다. 아하. 데드라인이 내일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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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록 병원.잡담 2007. 2. 14. 02:09
화요일 밤 11시 30분만 되면 언제나 이 프로를 본다. 누구는 이 프로를 보며 남의 불행에 대한 내 자신의 위치에 대해 자위하게 만드는 프로라 하고, 누구는 휴머니즘의 결정체이자 보고라 얘기한다. 두 가지 생각에 모두 긍정도, 부정도 하고 싶지 않다. 그냥 살고자 하는 사람들과 살리고자 하는 사람들의 정서적, 육체적 교감이 이루어지는 병원이라는 공간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끔 해주기 때문에, 내 못이룬 과거가 담겨있기에, 어린 시절 지독히 가서 머물러야 했던 곳이어서... 그래서 보고있다. 신의 장난인지, 인간의 숙명인지, 뭔지 모를... 잔혹함과 희망이 공존하기에 이보다 더 생생한 이야기는 없는 것 같다. 열심히 살야한다. 나의 오늘은 그들의 미래였기 때문에 더더욱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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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는다는 건...2.잡담 2007. 2. 12. 16:46
유니가 죽은 지 한달이 채 되지도 않아 '옥탑방의 고양이' 정다빈이 자살했다. 더욱이 싸늘한 시신이 되었음에도 부검이니, 재수사니 열띤 논쟁과 뜨거운 관심은 가시질 않는다. 고인도 이런 쪽의 환대(!)를 바라진 않았을텐데, 살아있었을 때 더 큰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싶은 게 배우일텐데, 안타까웠다. 자살이 유행이니, 사생활을 들쑤시고, 장례식에 엄청난 후레쉬 세례를 펼치며, 또 다음 타겟에 희번득거릴 언론 플레이가 더티하지만, 그만큼 가까운 죽음에 무감각한 사람들의 단편적인 기억력 또한 구차하긴 마찬가지다. 씁쓸한 사람들의 인생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