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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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숙의 '시크릿 Hong Kong'책|만화|음악 2011. 2. 4. 23:58
여행 다니는데 있어 여행가이드 서적만큼 계륵인 게 없다. 있으면 무겁고 귀찮고, 없으면 이리저리 헤매이기 쉽상이니 이건 뭐 어느 장단에 맞춰야 할지 답답하기만 하다. 서적 자체도 개개인별 취향을 타기 마련인지라, 설명이 자세하면 감흥이 떨어진다고 투덜, 간단하게 표기되어 있으면 불친절하다고 투덜. 여행가이드 서적이 그냥 동네북이다. 게다가 좋은 여행, 즐거운 여행을 위해 가지고 떠난 서적이 여행을 지배하기 시작한 순간 끊임없는 악순환에 빠져든다. 난 이미 너의 노예. 추천 코스는 모조리 출석 도장 찍어주겠어 마음 먹는 건 예사. 심지어 책에 나온 그 사진 그대로 담으려 용들을 쓴다. 인증샷 찍으러 여행 온 것도 아니고, 집에 돌아가 찬찬히 여행을 복기해보면 찍사 역활한 기억뿐이 없다. 그럴려고 비싼 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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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리오의 '오아시스를 만날 시간'책|만화|음악 2010. 11. 13. 02:06
한때, 아주 정말 한때 음악을 해야겠다 맘먹은 적이 있다. 그건 계시였다. 기타 코드도 못잡고, 양손으로 피아노 건반을 눌러본 적도 없으며, 절대음감은 커녕 화음넣기나 돌림노래도 제대로 끝내지 못하면서 말이다. 댄스와 힙합, R&B는 거들떠보지도 않고 오로지 브릿팝에 열광하던 이십대의 난 멍청할 정도로 무모했고, 황당할 정도로 게을렀다. 그러면서 꿈꾸기를 그치지 않았으니 세상만사 쉽게 적응할 리 없었다. 대체복무시절 어설프게 화성학 책을 보며 공부하던 동갑내기 후임과 박사를 준비하던 나이 꽤 드신 시간제 강사 후임을 꼬드겨 카피밴드부터 차근차근 밟아 나가겠다 작당까지 했었다. 록스피릿만 있으면 그까짓 연습이야 전혀 문제 없을거라 여겼다. 매력적인 보이스와 비주얼은 갖추지 못했지만, 솔직히 믹 재거나 노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