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릴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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딘 쿤츠의 '남편'책|만화|음악 2008. 6. 3. 23:34
초자연적인 호러 스릴러로 스티븐 킹과 함께 이름을 떨친 딘 쿤츠. 이상하게도 요 몇년간 그의 이름을 서점에서 발견할 수 없더니 최근 모중석 시리즈로 그의 신작이 번역되어 나왔다. 킹만큼 좋아하진 않지만, 나름 페이지터너(page-turner)로선 뛰어난 역량을 보여줘왔기에 별 망설임없이 집어들었다. 뛰어난 감동과 멋드러진 반전을 안겨주는 걸작은 아니지만, 역시나 '남편' 또한 쿤츠만의 박력과 스릴로 읽는 동안만큼은 손을 못떼게 만드는 매력이 있다. 시종일관 짧은 문장과 단락으로 스피디함을 강조하는 이 소설은 단선적이지만 힘있는 플롯으로 엔딩까지 거침없이 달려간다. 요사이의 킹처럼 초자연적 호러 요소는 다 걷어치워 버리고 마치 조나단 모스토우의 [브레이크다운]을 보듯 소품이지만 꽉 짜인 힘이 느껴지는 스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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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에르 모렐의 '테이큰'영화|애니|TV 2008. 4. 20. 23:19
지금 한국에서 [테이큰]이 성공할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4월 비수기가 도래했기 때문이 아니다. 보수 우경화의 득세로 정치를 관람하는 시선이 변했기만도 아니고. 그저 그간 일어났던 일련의 납치, 강간, 살인에 두려워하던 소시민의 공포와 두려움을 해소시켜줄 매개체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강력한 아버지상, 가족을 그리워 하면서도 표현 못하던 그 큰 뒷모습, 그 속에 담긴 부정(父情)이 그리운 것이다. 이건 람보나 코만도 류의 하디 보디(hard body)에 대한 경탄이나 레이거노믹스(Reaganomics)의 힘의 논리와도 조금 다르다. 자경단이되, 보다 진화된 개인주의적인 AT필드(보호막)의 발현인 셈이다. 단순한 힘자랑으로서 월드 폴리스의 오지랍이 아닌 방어 기재에서 작동하는 고독한 폭력이라는 점에서 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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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홍진의 '추격자'영화|애니|TV 2008. 2. 18. 22:00
이 피비린내 물씬 풍기는 나홍진의 데뷔작은 월척이다. 척박한 한국 장르영화 토양에 뿌려진 봄비며, 앞으로 싹틀 한국형 스릴러에 지대한 토양분이 될 것이다. 신인감독 특유의 패기와 신선한 발상, 독창적인 아이디어는 부족하지만, 장르 자체에 대한 정공법적인 접근과 블랙 코미디와의 교배, 그리고 우직한 내러티브로 에너지틱한 영화를 완성해냈다. 그리고 그 역할에 가장 큰 힘을 보탠 건 두 배우의 열연과 촬영/조명의 위력이다. 김윤석은 그냥 들끓는 무쇠솥 같고, 하정우는 차갑게 식은 커피 같다. 이들을 담아내는 빛과 그림자는 지극히 건조하지만 예리하며 그들의 숨소리마저 담아낼 만큼 생생하다. 다만 너무 긴 러닝타임과 조악하고 계산되어진 현실 비판, 독창성 부재가 아쉽다. 드라이하고 거친 한방은 느껴지지만, 얼얼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