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이징올림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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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는 드라마다.음식|스포츠 2008. 8. 22. 16:49
삼진과 병살 그리고 다시 삼진. 4번 타자의 부진은 인내심의 한계를 가져왔고, 손에는 땀을, 입에는 욕을 달게 만들었다. 안타까움과 초조함, 극한의 긴장감이 보는 이에게도 전해졌으니 정작 타석에 들어선 이 남잔 오죽 하겠나. 소심함과 찌질함이 극에 달하는 나로선 이 중압감을 이기지 못하고 화장실 열두 번에, 복통만 일곱 번 앓았을 듯. 온갖 야유와 기대 그리고 부담감을 온 몸에 짊어진 그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모든 걸 극복하고 역전 2점 홈런을 때렸댔다. 딱! 크지막한 포물선은 점점 관중석이 다가가며 설마에서 환희를, 크지막한 웃음과 동시에 감동의 눈물을 선사했다. 우리 생애 최고의 순간. 그러나 아직 끝나지 않았다. 고마워요 승짱. 그리고 사토 너두.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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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 베이징 올림픽.음식|스포츠 2008. 8. 9. 23:38
작렬하는 태양. 숨막히는 열기. 찌는듯한 더위가 며칠째 이어졌다. 뒤숭숭한 국제 정서와 꼴도 보기 싫은 국내 상황이 어우러진 건 보너스. 일은 잘 안풀리고, 돈 준다고 불러주는 데도 없고, 영화는 지겹고, 책도 이미 집어던졌다. 고개만 돌려도 땀이 떨어지는 한증막 같은 상황에서 놀러가는 건 더더욱 더 아니고. 정지된 뇌세포와 녹아내리는 몸뚱아리를 시원하게 구제해줄 해결책은 과연 없을까. 끓는 아스팔트 길을 걷다 들른 은행의 에어컨 바람 같은, 군훈련 받다 지나던 젊은 처자를 발견했을 때의 즐거움 같은, 이 지긋지긋한 인생사 가만히 아무 생각없이 잊고 내 지친 심신을 달래줄 보약 같은 그런 존재가 말이다. 그래서 TV 틀고, 선풍기 바람 맞으며, 멍청하니 올림픽만 바라보고 있다. 아 이 지긋지긋한 TV홀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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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화봉송 '성화'잡담 2008. 4. 28. 15:42
신념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만큼 위험하다. 이성적인 믿음이 의지를 만나 굳은 심지가 되기도 하지만, 논리의 바탕이 되는 이성보다 감정적인 발화점이 더 높기에 언제 어디서 맹복적인 광신으로 폭발할 지 모른다. 종교와 마찬가지로 비합리적인 지역적 논리가 폐쇄적인 전통과 만나 '우리'를 규정짓는 민족주의는 '우리'를 벗어난 타자의 존재와 가치에 대해선 비판적하다. 그것이 다수의 집단과 무소불위의 권력을 만나 세력화되면 맹목적이고 무자비한 광기로 변한다. 이게 진정한 파쇼고 호러다. 성화가 성화다. 다 때려쳐부라 한마디 해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