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청소
-
여름 안에서.잡담 2009. 8. 9. 14:07
1년만에 하는 방청소. 쓰레기통이 되어가기 직전의 상황이여서 아무래도 주인의 사명으로 구제해줘야 할 것만 같은 기분이었다. 모든 문을 열고, 음악을 크게 틀어놓으며, 굵은 땀방울을 흘려대며 하나 둘 정리를 시작했는데, 이건 뭐 끝이 안보인다. 반나절이 지난 지금 이 뜨거운 날씨 속에서 늙은 개가 맞이한 복날의 기운처럼 헉헉거리고 있는데, 청소는 이미 안드로메다 저 멀리 사라져버리고 한없이 푸른 바다만이 머리 속에 아른거린다. 하늘은 우릴 향해 열려있어. 그리고 내 곁에는 니가 있어. 환한 미소에 함께 서 있는 그래 너는 푸른 바다야. 체리 코크를 마시며, 옥상의 열기를 만끽하며, 난 여름 안에서 이렇게 갇혀있다. 날씨 좋다 하며.
-
방 정리.잡담 2008. 9. 1. 20:56
드디어 작업실 정리를 끝냈다. 무슨 정리를 2박 3일씩이냐 하냐고 놀리는데, 사실 무려 일주일이나 걸렸다. 그동안 청소를 안한 탓도 있지만, 뭘 그리 쌓아다 쟁여놨는지 버릴 것과 아닌 것들 가려내느라 시간이 많이 걸렸던 것 같다. 덕분에 휘트니스 센터에 굳이 가지 않아도 될만큼의 허리 부담과 어깨 결림이 찾아오더라. 사실 책장 모두를 다 뒤집어 놓으려고 했는데, 그럼 거의 한달이 걸릴듯해 포기. 사뭇 깨끗해진 공간에 앉아 있으니 왜 이리 집중이 안되는지. 난 역시나 쓰레기 창고 같은 넓고 신경 안 쓸 수 있는 장소가 제일 편한 듯. 뭐 그래봤자 일주일 뒤면 원 상태로 돌아가겠지만. 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