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뺏어 먹으면 좀 달게 느껴지려나 생각했던 내가 바보였다. 위로용 초콜렛처럼 달콤쌉쌀한 그 짙은 맛이 뱃속을 강하게 훑어주는 게 아주 짜릿하더만. 먹어도 고통, 아니어도 두통. 이젠 기억 속에서 자꾸 지워져버리는 커플들의 명절들에 기뻐해야 할지 슬퍼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성 異性이 없단 슬픔보단 그저 이런 게 귀찮아지려는 이성 理性에 대한 비참함이 더 커진다. My Funny Valentine... My Bloody Valentine...
위로용 초콜렛은 도움이 되지 못한다. 달지도 않다. 98% 다크 초콜렛도 아닌 것이 쓰고 버겁다. 특히나 건네주면서 나를 쳐다보는 그 안쓰런 눈빛이 괴롭다. 레이져도 아닌 것이 내 속마음을 어쩜 그리 꿰뚫어 버리는지. 받으려 내민 손이 사약을 받는 것 마냥 떨린다. 받아도 고통, 아니어도 두통. 안받으니 못하다 하지만, 그래도 이것도 오랜만에 받으니 삼삼한 위로는 된다. 부디 내년에는 달디 단 초콜렛을 먹게 되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