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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책|만화|음악 2014. 1. 6. 23:15

    년초에 책을 선물 받았다.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 준 사람 역시 아무것도 못 버리는 사람이었다. 그런데 정작 나보고 꼭 읽어봐야 되는 책 같다며 서슴없이 건넸다. 자신은 이 책을 시작으로 버리는 연습을 하려고 한다고 했다. 내 생각엔 이 책만 버리려던 게 아니었을까. (차라리 쓰레기통에 버리란 말이다, 날 주지 말고!) 당연히 함부로 잘 못버리는 나로선 수중에 들어왔으니 책장 한 구석에 꽂아두긴 할 거 같은데, 사실 마음 같아선 나 역시 이걸 준 사람처럼 타인에게 슬며시 건네주고 싶었다. 이런 선정적인 제목이 한없이 착한 사람인 나를 불편하게 만든다. 게다가 풍수와 함께 하는 잡동사니 청소라니. 대체 버리는 것에 풍수가 왠 말이냐. 정리정돈에 이런 가당치 않은 이론과 이유를 덧붙여 냉정하게 연을 끊으려는 자세부터가 공격적이고 무자비하다. 관계의 종말을 긍정적으로 권하는 이 차디찬 술수에 부디 현혹되지 말기를 책장을 넘기며 생각 또 생각해봤다.

    나이가 조금 더 들면 그땐 버린다기 보단 비운다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들 것 같긴 했다. 아주 쪼오오오오오금. 한 0.000000000000005g 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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