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김지훈의 '타워'
    영화|애니|TV 2012. 12. 26. 19:34


    초고층 주상복합빌딩 타워스카이의 시설관리 팀장인 싱글대디 ‘대호’(김상경)는 사랑하는 딸 ‘하나’(조민아)와 함께 멋진 크리스마스 이브를 보내기로 약속한다. 그런 대호를 마음에 품고 있는 타워스카이 푸드몰의 매니저 ‘윤희’(손예진)는 바쁜 ‘대호’를 대신해 잠시나마 ‘하나’와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한편, 전설로 불리우는 여의도 소방서의 소방대장 ‘영기’(설경구)는 결혼 후 처음으로 크리스마스 이브에 아내와의 데이트를 약속한다. 모두가 행복한 그 날 저녁, 크리스마스 파티가 열리고 있는 타워스카이에서 예기치 못한 화재 사고가 발생하는데…

    어디선가 본 듯하다
    . 처음 보는 영화임에도 낯설지 않다. 초고층 주상복합빌딩의 시설관리 팀장, 여의도 소방서의 전설로 불리는 소방대장, 현실을 파악하지 못하는 자기과시적인 건물주, 예쁘고 헌신적인 여주인공 그리고 감초처럼 끼어드는 코믹 캐릭터와 안타까움을 부채질하고 긴장감을 생성케 하는 노인들과 아역, 응당 처벌을 받게 만드는 밉상 인물들까지. 각종 클리셰와 컨벤션으로 중무장한 채 장르의 법칙을 충실히 따르는 김지훈 감독의 기대되는 블록버스터 재난영화 [타워]는 몰개성적인 기성품 같다. 그도 그럴 것이 주조연 캐스팅 중 반은 [7광구][해운대]의 조합이고, 캐릭터와 기둥 줄거리는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타워링]을 철저히 벤치마킹했다. 아니 그 영화의 공동 감독이자 제작자이며 ‘The Master of Disaster’로 불리던 어윈 알렌의 영화들을 고스란히 반복한다. 한정된 공간, 그러나 가장 문명화되고 완벽한 기술로 통제되던 그 곳이 전혀 예측하지 못한 일련의 사태로 인해 무너져가는 군상극을 지명도 있는 배우들로 도배하겠다는 기획 자체가 그렇다. 단지 조금 달라진 것이 있다면 후반부 제리 브룩하이머와 마이클 베이식 감동 엔딩을 꿈꿨다는 정도랄까. 그럼에도 시즌용 블록버스터로 한 치의 예상을 빗나가지 않는 진행은 공무원 출근 시간을 보듯 답답하게만 느껴진다.


    이 영화의 매력적인 부분이자 동시에 가장 위험한 지점은 바로 이 기시감이다. 노골적인 카피로 쉽고 간단하게 빠져들 수 있지만, 그로 인해 파생되는 식상함과 지루함 또한 감내해야 한다. 이를 벗어나기 위해 적당한 변주와 아이디어 넘치는 상상력이 필요하지만 안타깝게도 [타워]는 그 시도에 전혀 노력을 기울이지 않는다. [타워링]은 이미 고전이 돼 많은 이들이 봐왔고, 또 영화보다 더 영화 같던 911 테러를 겪으며 고층 빌딩이 무너져 내리는 사태를 생생히 눈앞에서 목도했기에 영화는 보다 영리해질 필요가 있었다. 허나 괜찮은 기술력과 좋은 배우들로 무장했음에도 지옥도 같은 아비규환 속에서 [목표는 항구다][7광구]의 싼티 나는 과한 유머로 무성의한 각본과 특징 없는 연출을 감추기에만 급급하다. 애초부터 이 영화에서 작가적 야망이나 비전을 발견하리라곤 일말의 꿈도 꾸지 않았지만, 이전의 악몽과도 같았던 []이나 [R2B:리턴 투 베이스]와는 조금 달라지기를 바랬다. 그러나 기대는 어디까지나 기대일 뿐, 현실은 그럴듯한 만듦새로 업그레이드된 오글거리는 헐리우드 번안극과 만나는 기분이다.


    살아있는 동물처럼 넘실대던 화재나 여의도에 가상으로 세운 쌍둥이 빌딩에 대한 CG와 규모를 앞세운 미술은 비교적 만족스럽고, 긴박하고 감동적인 분위기를 제때 잡아주는 스코어도 좋은 편이지만, 어설픈 사회 비판적인 시선과 듬성듬성 사연을 잘라먹는 편집은 다소 아쉽다. 호화 캐스팅이라는 말에 걸맞지 않게 박철민, 차인표, 안성기와 송재호는 딱 우정출연 수준의 롤과 연기였고, 김인권과 이한위가 코미디를 책임지지만 목숨이 경각에 달린 재난 속에서 조금은 과하게 그려진 게 불편하다. 김상경의 캐스팅은 의외였으나 반전을 주지 못하며, 설경구는 [해운대]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다. 역할이 안습인 손예진만 불쌍할 뿐.


    연말추천영화이자 크리스마스 추천영화, 기대되는 영화로 부각되며 연휴 기간 동안 40만명을 동원해 단숨에 박스오피스 정상에 올라섰지만, 아직 갈 길이 구만리다. 장기간 극장 점유로 천만을 돌파했다는 오명을 받은 [광해]와 슬리퍼 히트작이었던 [늑대소년]으로 다소 숨통이 트윈 CJ E&M[해운대] 이후 철저하게 실패한 기획영화의 전례에서 벗어나 [타워]로 진정한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위용을 입증해야 한다. 심판은 관객 몫이다.

    
     

    홈페이지 : http://towersky2012.interest.me
    블로그 : http://blog.naver.com/asone2012
    트위터 : http://twitter.com/towersky2012
    페이스북 : http://www.facebook.com/towersky2012
    뮤직 비디오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BSLkCKhWmns
    설경구 특별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Rpn0lE_PjO4&feature=youtu.be
    감동 스페셜 영상 : http://www.youtube.com/watch?v=haqIn_JqAJo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