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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밀의 화원.
    잡담 2012. 5. 24. 04:40


    잡풀이 무성한, 그래서 발 디딜 곳 하나 없는, 저마다 숨겨둔 비밀의 화원이 마음 속에 존재한다. 들키지 않게 꼼꼼히 숨겨두었지만, 내심 누군가에 의해 발견됐으면 좋겠다는 속내가 담긴 이 화원의 본질은 (가꾸기 나름이겠지만 그래도 제법) 아름답다. 그러나 - 방치해둔 이유야 여러가지겠지만 - 게으름과 무관심이 더해져 짙은 녹음과 벌레 낀 그 곳에서 아름다움을 찾아내기란 그리 쉽지 않다. 혹 누군가 마음 속에 들어가 몰래 엿봤다손 치더라도 그것이 그 사람의 숨겨진 비밀의 화원이라는 걸 알아차리기 어렵다는 말이다. 니 마음의 쓰레기통을 엿본 거 같아. 그래도 어쩔 수 없다. 잘 가꿔진 그 곳은 더 이상 비밀의 화원이 될 수 없으니까. 비밀의 화원은 결코 자신에 의해 발견되지 않는다. 자신의 의지로 정리하고 치울 수 없는 공간이다.

    사람은 다른 사람에 의해 구원되어지는, '의지意志'가 아닌 '의지依支'의 동물인 셈이다. 메리 레녹스가 우연히 그러나 완벽하게 자신이 아닌 타인에게서 변화의 열쇠를 거머쥐게 된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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