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BOUT ME

-

Today
-
Yesterday
-
Total
-
  • 방사능 비.
    잡담 2011. 4. 7. 12:42

    나가선 안 되는 날, 꼭 더 바쁘다. 황사가 몰려오고, 오존주의보가 발령되며, 이렇게 방사능 비가 내리는 때 몇날며칠 없던 약속이 중첩됐다. 누군가 일부로 이날로 몰아넣은 듯 겹겹 레이어로 쌓인 일정이 왜 이리 야속하기만 한지. 호사다마인가. 신경 바싹 세우고 한방울이라도 맞을까봐 몸 사리며 외출하는데 천지빽가리로 튀어오르는 물세례가 당혹스럽다. 기분학상 그 한방울 한방울에 피로감이 몇만배 상승한 느낌이고, 벌써부터 온몸이 곤약처럼 노곤노곤해진다. 세슘과 요오드로 더럽혀진 옷들을 왠지 소각해야 될 것만 같고, 알몸으로 산소 탱크에 들어가 방사능 체크를 하며 온 몸 구석구석을 정화하고픈 심정이다.
     
    그러나 현실은 아무 것도 할 수 있는 게 없다.
    그저 주적주적 내리는 봄비 속을 운치있게 거닐며 돌아다니는 수밖에.


Designed by Tistor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