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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차로 Go! 인생도 Go!
    잡담 2010. 12. 5. 05:27

    불면의 밤에 시달리거나 일이 잘 안 풀릴 때, 난 전차를 몬다. 생에 비관해 누군가 뛰어들고, 성추행범 걱정할 필요가 없는 가상의 그 공간은 꽤나 위안이 된다. 규칙적으로 덜컹거리는 소리와 빠르진 않지만 묘한 사실적인 질주감이 주는 안도감 때문일까. 어둡고 긴 통로를 지나 환히 밝아오는 각 역에 도착할 때마다, 변해가는 풍경 속에 언제나 한결 같은 철로를 따라 갈 때마다, 삶의 고비를 넘고 주어진 시간의 길을 묵묵히 걷는 기분이 들어 경건해지기까지 하다. 전차로 Go!는 얼핏 지루하고 단조로울 수 있지만, 그 때문에 완주했을 때 의미가 더 각별하게 느껴지는 게임이다.
     
    그저 달려가는 일만 남았다. 역이 보이면 잠깐 쉬어가고. 목적지를 향해 묵묵히 완주하고 싶다. 사는 것도 그런 게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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