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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나이트 샤말란의 '라스트 에어벤더'
    영화|애니|TV 2010. 9. 3. 04:12

    그간 오리지널 각본만을 선호했던 나이트 샤말란이 왜 [아바타 : 아앙의 전설]을 영화화하려 했던걸까. [레이디 인 더 워터] 다음이었다면 판타지를 만들고 싶었단 의지의 발로라고 이해한다 쳐도, 자기식의 재난영화 변주였던 [해프닝]까지 찍은 마당에 왜? 더이상 자기 각본이 먹혀들지 않는다는 걸 깨달았기 때문에? 아님 단지 아들 녀석이 재밌게 봤던 만화라서? 샤말란은 이 영화를 택하며 자신의 장점을 모두 놓쳐 버리고 만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단점을 드러내고 만다. 긴 서사에 대한 각색의 부실과 큰 스케일의 비주얼이 쥐약이라는 점!
     
    현실감 넘치는 소품의 드라마를 통해 캐릭터의 깊이를 점진적으로 파고들어 감동(혹은 반전)의 파고를 키웠던 그의 장점은 이 긴 이야기를 서둘러 압축해야 하는 상황에 파묻혀 전혀 빛이 나질 않는다. (EBS에서 방영된 원작을 즐겁게 감상했던 팬으로서) 아앙의 철부지적인 선택과 실종으로 인해 불러온 파국과 슬픔, 그 속에서 깨달음을 얻는 일종의 성장기이자 영웅담이기도 한 이 이야기를 효과적인 맥락없이 요약하는데 급급한 모습은 지금까지 느껴졌던 스토리텔러로서의 샤말란을 찾기 어렵다. 더욱이 밍밍하기 그지없는 액션과 제대로 판타지의 세계관을 담지 못한 비주얼은 그저 안습일 따름. 차라리 그가 오리지널 스토리를 쓰고 제작한 [데블]이 더 보고 싶다. 과연 다음 편이 나올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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