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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떼구르르르.
    잡담 2009. 11. 30. 23:33

    갑작스런 살빼기의 후유증인지, 무릎꼬고 앉기의 폐단인지, 정신을 어디다 두고 다니는지 잘 모르겠지만, 극장에서 어이없이 구르고 말았다. 얕고 긴 계단을 내려가다 리듬을 잃고 헛딛고 말았는데, 쑥- 하고 땅이 꺼지는 기분. 다리가 풀리는 마법. 앗 하고 외칠 사이없이 그대로 앞으로 자빠져 2-3m를 덜그덕 덜그덕 굴렀다. 죽음의 문턱이 보이는 순간 나도 모르게 새어나오던 품위없던 그 소리. 에구구구. 것도 불이 꺼진 영화관이 아닌 영화 상영 시작 10분 전 상황이라 사람들의 시선집중이 이뤄지는데 데굴데굴 구르는 상황 속에서도 뒤통수의 뜨거움이 느껴지더라. 구름이 멈추는 동시에 아픔도 느낄 새 없이 벌떡 일어나 자리에 앉아 영화 시작 직전까지 두 눈 꼭 감고 있었다. 아 쪽팔려.
     
    영화가 시작하니 그제서야 서서히 느껴지는 아픔. 불 꺼진 어두운 영화관에서 온 몸 관절 여기저기가 쑤시니 갑작스레 외롭고 서러웠다. 80 먹은 독거노인의 설움이 이럴까. 남에겐 시트콤, 나에겐 세익스피어 삼대 비극과도 같았던 하루. 아 C足.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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