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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윤교의 '마계의 딸'
    영화|애니|TV 2009. 7. 19. 03:22

    80년대 한국 호러는 뒤로 갔다. 그것도 90년대 초반에 이르러선 아예 자취를 감췄고. 온갖 장르 영화들이 꽃을 피우던 60년대 독자적인 색채와 미학으로 중무장한 호러는 서슬 퍼런 독재 정부와 TV의 대공세 앞에 길을 잃었다. 김기영이란 걸출한 감독마저 없었다면 퍽이나 암울한 70년대를 맞이했을 것이다. 그런 시기 [며느리의 한], [옥녀의 한], [꼬마신랑의 한], [낭자 한] 등 이른바 '한(恨)' 시리즈를 내며 꾸준히 공포영화를 만든 박윤교 감독. 그 장르에 대한 집착과 노력만큼은 인정받아야 한다.
     
    그러나 [마계의 딸]은 그 80년대 뒤로 간 한국 호러의 좋은 예일뿐, 지나친 동어 반복과 획일적인 모양새로 참신함과 호러의 매력을 잃은 작품이다. 컨벤션한 유치찬란 조명이나 조악한 전자음향, 아크로바틱 수준의 곡예를 펼치는 귀신들이야 그렇다쳐도 개연성없이 깜짝 효과만 남발하는 구조의 엉성함은 짧은 러닝타임임에도 참기 힘들다. 좋은 스토리를 바라는 게 아니다. 최소한 말은 되어야지. 웃을 수도 울 수도 없는 애매모호한 감정만이 밑도 끝도 없는 공포감을 던져준다. 도대체 언제 끝나나 싶은. 관록의 배우 김지영 씨의 열연이 눈물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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