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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권영순의 '대지옥'
    영화|애니|TV 2009. 7. 17. 02:01

    무시무시한 포스를 내뿜는 제목과 달리 무섭지 않다. 지금 보면 엉성하기 짝이 없는 조잡한 효과와 영화의 90% 가량을 어설픈 세트로 커버한 기술적 완성도가 더욱 더 그렇게 만든다. 게다가 불교 법전을 고스란히 답습한 교훈극이라니, [헬레이저]급의 지옥도와 성모럴를 상상했던 내가 너무 앞서 간 듯 싶다. 이건 벳부의 지옥온천을 순례하듯 느긋하게 바라볼 영화였다. 마치 반성에 대한, 회개에 대한 우리네 전형적인 고전 답안과도 같은.
     
    중후반 지옥의 다양한 모습들을 담아낸 비주얼과 불경을 인용해 제리 골드스미스의 'Ave satani'를 연상케 하는 음악은 매우 인상적이었다. 단지 (아무리 사극이라 해도) 지옥을 그렇게 원시적으로만 표현해야 했을까. 군부 독재를 연상시키는 허장강을 보며 비유와 상징, 그리고 신세계를 바라는 시선이 묘하게 겹쳐져 슬펐다. 하긴 그때야말로 생짜 대지옥이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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