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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론 하워드의 '천사와 악마'
    영화|애니|TV 2009. 5. 18. 05:36

    하나의 역사적 가설로 흥미로운 팩션 텍스트를 만들어낸 [다빈치 코드]와 달리 [천사와 악마]는 더 먼저 쓰여졌기 때문일까 보다 가벼운 물리학적 상상력과 역사적인 지식을 응용해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부각시킨 소설이었다. 둘 다 뛰어난 작품은 아니지만, 강한 훅과 스피디한 전개, 이국적인 볼거리와 소재의 박학다식함를 곁들여 현대인의 까탈스런 입맛과 취향에 부합하는 영리함을 보였다. [다빈치 코드]가 영화로서 성공한 이상 그 전작 [천사와 악마]를 건드리지 않는 건 성인군자나 할 짓. 당연하게 그들은 솜씨 좋은 배우들과 일류 할리우드 제작진을 엮어 2탄을 선보인다.
     
    그러나 전편의 문제를 고스란히 답습하고 있다는 게 안타까울 뿐. 소설의 텔링을 영화의 쇼잉으로 어떻게 치환하느냐가 영화화의 관건인데, [천사와 악마]는 [다빈치 코드]만큼이나 풍물기행 외의 효과적인 흥분과 짭짤한 재미를 충족시키지 못한다. 수수께끼는 말로서 풀이되기에 소설에서 효과적이던 로버트 랭던의 지식은 짧은 시간 사건을 해결해야 하는 영화에선 왔다갔다 바쁘기만 할 뿐 영 맥을 못춘다. 보는 재미가 읽는 재미보다 못하다는 게 댄 브라운표 영화의 약점. 원작을 모르고 본다면 의외로 재밌을지 모른다. 다 떠나서 아카데미도 거머쥐고, 꽤 많은 작품수를 자랑하며, 그 중 나름 괜찮았던 영화도 몇 편 있었음에도 아직도 내게 론 하워드가 2% 부족하게 느껴진다는 게 참 마뜩잖았다. 지독한 편견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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