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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ass away.
    잡담 2009. 4. 4. 02:43
    잠자리에 눕자 갑자기 두려움이 찾아왔다.
    밑도 끝도 없는 그런 망망대해급 좌절감 말이다.
    어느날 내게 다가와 손 내밀 죽음과 직면하는 그 순간이 떠올랐다.
    이대로 죽어버림 어쩌나. 이룬 거 하나 없이. 반려자도 못 만나고.
    그 모든 걸 놔둔 채. 부모님보다 먼저 가면 안 되는데.
    시커먼 어둠 속으로 그렇게 잊혀져 버릴까 무서웠다.
    새하얀 밝음 안으로 박차고 들어가 안주할까 무서웠다.
    아직도 죽음이 무서울 나이란 게 참으로 서러웠다.
    쉽게들 죽고 어이없이 죽는 세상
    질기게 내 한 목숨 연명할 생각부터 떠올린 자신이 부끄러웠다.
     
    생에 대한 부질없는 미련과 끝도 없는 집착.
    구차하게 내일을 기대하는 바보같은 모습.
    살아온 지 몇십년. 이제 익숙해질 때도 됐건만,
    난 아직도 끝이 두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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