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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길종의 '여자를 찾습니다'
    영화|애니|TV 2009. 3. 9. 05:48

    어떻게 보면 상투적인 도덕극이자 계몽영화스럽기도 한 이 독특한 풍자극은 섹스와 여성, 이농 현상과 도시화를 화두로 관음적이고도 억압된 욕망과 허상을 판타지로 풀어내고 있다. 그의 영화에서 보기 드물게 나레이션이 깔리고 진일보된 몽타주와 옵티컬 효과로 보다 대중화된 화법을 구사하는데, 이는 새로운 영화의 등장을 주장하던 영상시대의 목소리가 담겼기 때문이었으리라. [화분]과 [수절]에서 보이던 작가적 자의식은 얕아지고, [바보들의 행진]에서 수확한 상업적인 접근법으로 보다 가볍고 명료한 영화를 선보였으나 비평과 흥행 모두 실패하고 말았다.
     
    같이 영상시대를 결성한 [별들의 고향]의 이장호나 [영자의 전성시대]의 김호선이 선보인 70년대 호스티스 영화들과 달리 여성을 일방적인 지고지순의 희생자로 그리기보단 보다 당당하고 주체화된 객체로 담아내고자 하는 노력이 눈여겨 볼만하다. 70년대 시대상을 잘 담아낸 풍속물이자 풍자극으로도 손색이 없으며, 과감한 테크닉과 초현실적 메타포에서 벗어나 보다 스토리와 소통에 집중한 그의 변신은 바로 다음해 그의 최고작 [한네의 승천]을 만들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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