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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길종의 '바보들의 행진' + 장기하와 얼굴들
    영화|애니|TV 2009. 3. 5. 23:59

    조지 루카스의 [청춘낙서]가 과거지향적인 시선으로 젊음을 반추하고 재생해 흥행과 비평을 거머줬다면, 비슷한 시기 같은 학교 1년 선배이기도 했던 하길종은 [바보들의 행진]을 통해 현재진행형의 생기 넘치는 젊음을 담아내 성공했다. 스스로 겁쟁이에 바보 쪼다라고 되네이는 영화이지만, 만드는 이 만큼은 누구보다 용감하고 거침없는 이들의 당당한 행진이었다.
     
    지금 보면 다소 낯간지럽고 유치한 70년대 감성임에도 진지한 젊음에 대한 성찰과 고민으로 알량한 외피를 가볍게 날려버린다. 자조와 불안, 니힐리즘으로 가득찬 몽상가의 시대적 아픔이 느껴져 슬프기도 하고. 유약한 듯 하면서 강인한 목소리를 지닌 이 영화의 야누스적인 면모는 독재정부로 하여금 검열의 가위질을 피할 수 없게 만들었다. 비록 망신창이 누더기가 되고 말았지만, 천재의 꺾어진 날개에서 좌절이 아닌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감히 그의 대표작이라 자신있게 칭할 수 있다.
     
    [트레인스포팅]에서 이기 팝의 'Lust For Life'가 질주하는 나약한 젊음을 대변했다면, 그보다 21년 먼저 송창식은 이 영화에서 '왜 불러'로 패기 어린 젊음을 온몸으로 항거했다. 시대를 앞서간 음악의 활용이자 영화에 역동적인 기운을 담아내는 증표. 그런 의미에서 70년대 포크록 사운드를 계승한 듯한 장기하와 얼굴들이 이날 상영회에서 '왜 불러'와 '고래 사냥'을 불러준 것은 나름 상징적인 의미였고, 영상자료원 기획팀의 놀라운 센스에 박수를 보낸다. 와우, 판타스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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