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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호재의 '작전'
    영화|애니|TV 2009. 1. 29. 18:00

    좋은(?) 사기극은 청진기만 대면 진단이 나와야 된다. 배우, 트릭, 대사 그리고 각본과 연출력까지. 무모하고 뻔뻔스러워야 하며, 자연스럽게 눙치는 맛이 있어야 끝에 가서 뒷통수를 맞아도 짜릿한 법. 그 모든 조합이 한치의 오차도 없이 어울러져야만 침 꿀꺽 삼키고, 손에 땀을 쥐어가며 그들의 대담한 배짱에 동참할 수 있는 것이다. '주가 조작'이라는 나름 이슈화되고, 신선한 소재를 들고 나온 [작전]의 시도는 그런 면에서 일단 성공이다. 다만 진단에 대해선 다소 유보적이다.
     
    일단 주식이라는 것 자체가 돈이나 물건 만큼이나 눈에 확실히 들어오는 것이 아니기에, 그 유동적이고 숨막히는 흐름과 전세 역전을 영화적으로 얼마만큼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인데, [작전]은 그런 면에서 실패했다. 마우스 클릭질과 모니터 화면 속 그래프의 상하강 곡선 몽타주로 긴박감을 표현할 수 있다면 오산. 영화는 현실이 아니다. 내 돈, 내 주식이라면 심각해질 상황이 화면으로만 보면 실감나지 못하는 게 이쪽 가상 월드의 법칙. 보다 명확하게 캐릭터에 집중해야 했다. 사기극의 주된 인물들의 야욕과 동기 자체도 지나치게 평면화 되어있다는 게 아쉬움. 많은 인물들이 꿈틀대지만 과연 박희순 한 사람의 캐릭터보다 복잡하게 그려진 인물이 있을까 의문이다. 후반부에 힘을 실어줄 타이밍에 오히려 처지는 것도 안타깝고. 보다 잔가치를 쳐 리드미컬하게 주도권을 쥐었다면 더 좋지 않았을까 싶다.
     
    됐어, 거기까지....;; 소소한 잔재미와 색다른 시도를 보여준 신인 감독의 패기와 열정만큼은 박수 받아 마땅하다. 이런 장르 영화는 이땅에서 계속 되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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