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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토마스 알프레드슨의 '렛 미 인'
    영화|애니|TV 2008. 12. 9. 05:50

    세상에서 제일 무서운 건 귀신도, 호랑이도, 호환마마도, 살인마도, 그리고 죽음도 아니다. 관심이다. 학교에서 왕따를 당해온 소년과 얼마나 살아왔는지 모르는 뱀파이어 소녀는 잘 안다. 차거운 냉대와 따스한 관심이 가져다 준 변화를. 그 아스라한 감정을. 가족과 친구들이 줄 수 없던 그 정서를 찾아 헤매이던 메마름의 두 소년 소녀는 서로의 존재에서 자신의 생의 이유를 발견한다. 차갑게 시린 북유럽의 풍광 속에서 그들의 유대와 성장을 담은 이 영화는 매혹적이고도 아름다운 공포를 선사한다. 애드거 앨런 포우의 '애너벨 리'를 떠올리게 하는 서정적인 낭만성은 핏빛 잔혹한 고어조차 운율감있는 시어(詩語)로 만들었다.
     
    중의적이고 다양한 메타포를 함유한 이 영상미학의 결정체는 한겨울 눈처럼 내 마음 속 한켠에 먹먹하게 스며들었다. 절대 녹을 것 같지 않은 순수한 감정 하나만을 남긴 채.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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