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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도철의 '종합병원 2'
    영화|애니|TV 2008. 11. 21. 02:20

    이런 걸 보려고 14년간 기다린 건 아니었다. 예전 [종합병원]엔 병원 이전에 인간다움이 먼저 묻어났다. 고민하고 아파하고 움직였던 의대생들의 팔팔하고 피폐한 젊음이 보다 생생히 그려졌다. 사랑 싸움에 연애질로 변질되긴 했어도 가볍지만은 않은 고뇌의 흔적이 남아있었다. 각 캐릭터마다의 사연과 의사로서 소명이 달라 부딪치는 진실한 긴장감이 전편을 수 놓았다. 누가 옳고 그른 것이 아닌 생사의 치열한 드라마 앞에서 하나의 인간일 수 밖에 없는 의사들의 나약한, 하지만 최선의 선택을 위해 다투는 휴머니즘이 있었다. 리얼리티를 떠나 [종합병원]은 하나의 특정 캐릭터에 의존하지 않는 군상극이었다.
     
    이제 막 방영을 시작한 [종합병원 2]는 너무 가볍다. 감정의 변화가 라면 냄비만큼이나 들끓고. 캐릭터의 공평하지 않은 분배가 아쉽다. 오버 연기와 어설픈 설정은 옥의 티. 시대가 변하고 사회가 바꿨다지만, 의술은 인술이라는 점만큼은 그대로일터. 초보 의사들의 시련기와 그들을 바라보는 선배 의사들의 조련기는 어딜가나 비슷할 것이다. 예전 [종합병원]이 가진 미덕을 떠올렸으면 좋겠다. 가볍지 않은 생명 앞에서 고민하고 아파하고 움직였던 젊음을. 그 진중함을 말이다. 노도철 PD가 앞으로 남은 분량도 병원 시트콤을 찍는다면 차라리 김진태의 '왕십리 종합병원'을 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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