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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울 딥의 '공작부인 : 세기의 스캔들'
    영화|애니|TV 2008. 10. 22. 23:03

    어딜가나 사람 사는 건 비슷한 듯. 18세기 영국 상류층을 무대로 삼았지만, 국내 사극으로 치환해도 충분히 이해가 될만큼 대(代)에 집착하는 귀족의 모습은 조선시대 양반집과 다를 바 없다. 로맨스라기보단 치정극이 더 잘 어울릴테지만 '발몽'이 '스캔들'로 거듭났듯, 이 시대 귀족들의 모습들 또한 우리네 TV 사극에서 친근하게 벌어지는 암투와 부정, 애욕이 섥힌 복잡미료한 관계 같다. 보다 광활하고 이국적인 풍광과 언어가 다르다는 걸 빼곤.
     
    화려한 의상과 와이드의 묘미를 잘 살린 구도들은 인상적이지만, '세기의 스캔들'이라는 제목에 걸맞을 정도로 임팩트를 주진 못한다. 오히려 아기자기한 BBC 미니시리즈 사극 같다고나 할까. 이런 분위기에 껌뻑 하는 아카데미는 좋아 죽겠지만, 가뜩이나 사극이 강세인 우리나라 실정엔 어떨지 모르겠다. 그나마 그 허전함을 달래주는 건 좋은 배우들의 강렬한 연기다. 특히나 데븐셔 공작으로 나온 레이프 파인즈의 무뚜뚝하면서 혐오스러운 냉혈한 모습은 팔뚝에 뱀이 지나가는 느낌. 소름 돋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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