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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기덕의 '비몽'
    영화|애니|TV 2008. 10. 14. 22:34

    내가 꾸는 꿈이 다른 사람의 현실이라면. 내 행복이 다른 사람의 불행이라면. 완벽한 거울상 대칭에 서있는 남녀의 소통과 사랑 이야기를 담은 '비몽'은 전형적인 김기덕 영화다. 거칠고 직설적인 화법으로 모호하고 몽환적인 동양철학과 삶에 대해 말하는 그는 여전히 구원과 파멸을 찾는다. 꿈이란 허구를 통해 현실을 비추고, 사랑으로(서로 통하지 않는 언어로) 소통을 그리는 형식적인 실험은 '영화는 영화다'와도 닮았다.
     
    너무도 뻔한 나비의 호접지몽과 조금 순화되긴 했지만 여전히 끔찍한 느낌으로 다가오는 자해, 그리고 다양한 상징과 암시, 함축적인 메타포를 깔아놓은 한국적이면서도 공감각적인 이미지들은 김기덕 월드의 익숙한 키워드. 가끔은 동어반복스럽다 싶지만서도 점점 더 세련되어지고 대중화되고 있는 그의 발전성이 눈에 띈다. 끊임없이 자신의 색깔을 덧칠하고, 다음 작품을 이어가는 숨가쁜 창작욕만큼은 인정해야 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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