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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다이안 잉글리쉬의 '내 친구의 사생활'
    영화|애니|TV 2008. 10. 13. 23:06

    세상은 너무도 빨리 변한다. 그러나 70년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게 있다. 남자, 여자, 결혼 그리고 수다와 바람기. 1939년 조지 쿠커의 '여인들'을 현대적으로 리메이크한 '내 친구의 사생활'은 그 변화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좋은 방증이다. 그때나 지금이나 사랑과 육체에 눈이 머는 남자들이 있고, 또 이로 인해 심각하게 고민하고 비웃으며 다투는 여자들이 있다. 요란 왁자지껄한 30년대 스크루볼 코미디는 <섹스 앤더 시티>나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 같은 21세기 칙릿 스타일로 변했지만, 본질은 여전하다.
     
    다만 오뉴월에 독기를 품은 듯 팍팍 쏴대는 속사포 같은 대사와 개성적인 캐릭터들이 득실대던 원작의 통속극과 달리 조금 조신해진 여성해방운동 스타일의 자아찾기로 변질해가는 리메이크작의 흔해빠진 몰개성성은 탄산 빠진 사이다 마냥 밍밍하게 다가온다. 멕 라이언과 아네트 베닝, 에바 멘데스, 데보라 메싱과 제이다 핀켓 스미스 등의 캐스팅 위용을 갖췄음에도 그들에게서 단물 빼먹지 못한 초보감독 다이안 잉글리쉬의 연출력이 안타까울 따름. 반대로 여성 배우를 잘 다뤘던 조지 쿠커가 얼마나 뛰어난 감독이었는지 다시 한번 되새기가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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