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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와카미 겐이치의 '날개는 언제까지나'
    책|만화|음악 2008. 9. 21. 21:24

    괴로움도 슬픔도 즐거움도 기쁨도 세월이 지난다고 바래지지만은 않는다. 오히려 더 묵힌 만큼 진한 향을 내며 새록새록 가슴과 머리에 아로새겨진다. 추억이란 그런 것이다. 청춘이 그런 것이고. 두근거리는 가슴과 뻑쩍지근한 풋사랑, 어깨를 두른 우정에 어른이 되는 방법을 찾았던 여정으로 정신없던 이팔청춘의 질폭노도 잔혹사가 아름답게 미화된다. 60년대 비틀즈가 처음 등장했을 당시 일본 촌구석 까까머리 아이들의 팔닥팔닥 숨쉬는 젊음을 담아낸 이 소설은 그 묵은 감정의 기억들을 찬찬히 보듬어낸다. 수수하고 낯간지러운 일상에, 치기어린 꿈과 희망이지만, 진심어린 열정과 순수한 감정만큼은 진짜였던 그 시절 이야기들을. 비틀즈 음악에 담겨진 그 감수성들을.
     
    극적인 플롯과 강렬한 감정의 동화과정은 없지만, 오히려 그런 담백한 구조와 생생한 필체가 인상적이다. 청춘은 거창한 게 아니라 거창해 보이는 것. 그걸 잘 알고 있는 작가의 노련함과 능수능란한 조율이 시간 가는 줄 모르는 바쁜 삶 속에 오래 전 잊었던 청춘을 반갑게 소환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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