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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유진의 '신기전'
    영화|애니|TV 2008. 9. 1. 23:31

    역사적 사실을 떠나 '신기전'이 지닌 민족주의적 색채는 다소 불편한 감이 없지 않다. 자주 국방의 뉘앙스를 지닌 채 민족적 우월성과 대등함을 드러내는 시퀀스들은 군사 정부 때의 도덕 역사 교과서와 다를 바가 무엇인가. 명나라 사신과 황제가 등장할 땐 살짝 민망하기까지 하다. 만듦새에 있어 이런 구조를 다뤄야 함은 이해하지만 다루는 방식은 '쌍팔년대식'이며 속된 말로 '짜치기' 이를 데 없다. (혹자는 이런 방식이야 말로 우매한 대중을 사로잡을 수 있는 흥행력이라 치환해 얘기하지만.) 그나마 김유진 감독이 '한반도'의 강우석 감독보다 낫다는 게 위안거리.
     
    신기전이라는 볼거리를 내세우지만 정작 비주얼은 뒷전이요, 인물들 간의 어색한 러브 라인과 명(明)과 대립각만 세우다 끝나고마니 제목의 신기전이 쪽팔려 울고 갈 지경. 재미있을 법한 소재와 설정을 가지고도 이렇게뿐이 뽑아내지 못하는 한국형 블록버스터의 한계가 드러난다. 이만희 작가의 내공과 김유진 감독의 짬밥도 흥행 대작에선 통하지 않는 듯. 한은정의 아주 나쁜 연기와 호흡 조절 안된 편집, 실망감이 드리우는 CG만 감안하고 본다면 그럭저럭 시간 때우기용으론 적절할 것 같다. 너무 많은가?  차라리 대놓고 멍청한 [미이라 3]가 나아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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