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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류승완의 '다찌마와 리 :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
    영화|애니|TV 2008. 8. 12. 13: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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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피상적이다. 키치적이고. 쌍팔년대 한국 액션 영화의 잔재를 뒤집어 쓴 이 영화는 2000년의 단편이 보여줬던 그 방식 그대로 말초적이고 유치한 그 시절 개그와 장면들을 짜집기하고 있다. 다만 길이가 길어졌다는 것만 빼고. 내러티브와 구조는 단세포적이고, 반전과 연기는 상투성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오로지 웃음과 액션에만 포커스를 맞춘 알록달록한 당의정 불량식품 같다.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자 최대 단점이다.
     
    현란하기 그지없는 유려한 대사들과 시치미 뚝 땐 엉터리 외국어는 재밌지만, 너무 반복되고 늘어지며, 액션과 후까시 만빵 잡는 인물들 소개 시퀀스들은 흐름을 종종 끊어 먹기도 한다. 그런 부분들까지 그 당시 조악한 만듦새를 흉내 내려는 건지 애매모호한 영화의 태도는 스트레이트하고 잘 빠진 ZAZ 사단의 초창기 코미디들을 떠올려 볼 때 아쉽게 느껴지기만 하다. 하지만 양날의 검처럼 약점과 강점을 동시에 지닌 이 투박한 영화의 가장 뚜렷한 색채이 바로 그 종잡을 수 없는 시대착오성이다. 그게 지금 이 시기 - 놈놈놈의 흥행과 올림픽이 맞물린 지금 - 얼마나 대중적인 호응을 얻을 수 있을진 미지수이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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