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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지운의 '좋은놈 나쁜놈 이상한놈'
    영화|애니|TV 2008. 7. 20. 23: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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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르에 집착하며 스타일리쉬하다는 건 득일까 실일까. 제법 필모가 쌓인 김지운은 이제 그 두 가지 전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자신이 원한건지, 의도치않게 그렇게 된건진 모르지만, 그는 '한국에서 감독은 브랜드다' 라는 명제에 가장 걸맞는 자취를 밟아왔다. [놈놈놈]은 그런 발자국에 정점을 찍었고. 평단이 사랑하고 대중이 지지하는 이 데뷔 10년차 감독은 어마어마한 예산을 휘두르며 자신이 하고 싶었던 이야기를 마음껏 펼쳐보인다. 스파이시한 앙념을 잔뜩 버무린 채, 보면 먹지 않을 수 없게끔 탐스럽게.
     
    그러나 [놈놈놈]은 이름값에 비해 다소 비싸지만, 그렇다고 전혀 맛 없지도 않은, 그런 음식점의 메인 요리를 먹었을 때처럼 뜨뜨미지근한 심정을 안겨준다. 아름답고 인상적인 비주얼이라는 상찬(賞讚)엔 동의하지만, 그만큼 신나고 화끈한 재미였는지는 갸웃거리게 만드는 어중간함은 장르와 스타일에 침착돼 이야기와 캐릭터를 놓치고 마는 구조적인 불균형에서 기인하는 바가 클 터. [석양의 무법자]와 [쇠사슬을 끊어라] 사이에서 부유하는 웨스턴의 잔재가 중심까지 파고들지 못한 채 잔상만 남기고 사라진다. 물론 꽤나 깊숙하고 훌륭한 잔상이지만.
     
    봉준호와 이준익 그리고 강제규와 강우석과 다른 발걸음으로 1000만을 노리는 김지운의 승부는 지금부터다. 출발은 좋다. 남은 건 영화가 가진 힘보단 대중의 입소문을 믿는 것뿐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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