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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나이트 샤말란의 '해프닝'
    영화|애니|TV 2008. 6. 15. 23: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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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샤말란 영화의 빅재미는 소박한 이야기를 견고하게 쌓아나간 드라마와 훌륭히 직조된 캐릭터 조화에서 뿜어져 나온다. 죽이는 설정과 정신을 한방에 쏙 빼놓는 설정이 다는 아니라는 소리다. 게다가 할리우드에선 그 흔한 삐까리 뻔쩍 하는 CG 도배없이도 인상적인 시퀀스 연출을 할 수 있는 능력을 갖췄다. 긴장과 이완을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관객을 몰아가는 솜씨는 30년 알프스 공인 양치기 저리가라 할 정도. 그런 그가 최근 슬럼프에 빠진 듯 하다.
     
    여전히 좋은 소재에, 간간히 멋진 연출 테크닉을 구사하지만, [해프닝]엔 앞서 말한 샤말란의 장점이 잘 드러나지 않는다. 드라마와 캐릭터들의 깊이가 사라지자, 입체적이고 구체적이었던 샤말란의 매직은 스펀지 2.0에서 알게 된 마술 비법 마냥 초라하고 단촐하게만 느껴진다. 개인적이고 특별했던 가족의 테마는 작위적이고 기계적인 화술로 자신의 전작인 [언브레이커블]과 [싸인]의 동어반복을 꿰하고 있다. 유령, 슈퍼히어로, SF와 시대극, 판타지(동화)에 이어 재난 영화를 자기 식으로 변주해낸 그만의 장르 비틀기는 여전하지만, 작가로서 전반적인 콘트롤 불능에 빠진 것이 큰 패착인 듯. 아무리 봐도 이 영화는 샤말란의 헤프닝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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