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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야베 미유키의 '스나크 사냥'
    책|만화|음악 2008. 6. 4. 19: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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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이스 캐롤이 쓴 '스나크 사냥'은 언어유희로 가득한 현실 풍자시였다. 미야베 미유키에 의해 재해석된 '스나크 사냥'은 현실 부조리를 담은 하드보일드 소설이다. 둘의 차이가 영국 빅토리아 왕조 시대와 일본 현재 사회와의 간극이 아닐까. 열 명의 폐부를 찌르는 어이없고도 잔인한 말장난들의 관계는 폭력과 우연 그리고 비극으로 점칠된 여러 명의 관계로 변질됐다. 그러나 그 속에 숨어있는 본질까지 변한 건 아니다. 세상은 놀랍도록 변해가지만 그 안의 부조리와 폭력성은 여전히 남아있다는 사실.

    다르면서도 같은 의미를 함축한 미미 여사의 스나크 사냥은 루이스 캐롤의 스나크 사냥만큼 심오하지도 어렵지도 않다. 삥 돌려 에둘러 표현하던 방식도 단선적이고 스피디하게 바꿨다. 구조는 꼬아놨지만 플롯 자체는 간단하다. 그녀는 보다 명확하고 쉽게 읽히고 싶게 만들었는지 모른다. 뱀(snake)과 상어(shark), 음흉한 자(snake)와 욕심쟁이(shark)의 합성어 '스나크'에서 루이스 캐롤과 미미 여사가 무엇을 말하려는지 쉽게 보이는 듯 하다. 우리 사회 전반에 너무나도 많은 스나크들이 있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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