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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이 쓴 이유는 화학적인 설명으로만으로 부족하다. 술이란 매개체를 통해 진심을 털어놓는 사람들의 자태가 답답하고 안타까워 그런 거다. 취기를 빌어 내 굳게 닫힌 가슴에 꽁꽁 열려있던 진심이 누수되길 바라는 비겁한 마음 때문에 자조 어린 쓴 맛이 드는 거다. 솔직하지 못한 내 자신과 과장된 연극배우 탈을 쓴 자아의 껍데기에 건배를.술이 단 이유는 그런 모습을 잊기 위해서다. 자꾸 마시면서 쓴 맛을 잊듯 내 진심을 지워버리는 거다. 그래서 술은 쓰고 단 맛이 나는 거다. 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