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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덴도 신의 '대유괴'
    책|만화|음악 2008. 4. 12. 22: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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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괴는 가장 비인륜적인 범죄인 동시에 가장 인정에 동(動)하는 범죄다. 그래서 납치범들은 인질을 수단과 도구로 여겨 쉽게 죽이기도 하는 반면, 스톡홀름 증후군이나 리마 증후군이 발생할 여지를 종종 주기도 한다. 이 아이러니 가득한 결과는 그래서 가장 쉽게 일어나는 범죄인 동시에 가장 검거률이 높은 범죄라는 이중성을 낳았다.
     
    그래서 그런 걸까. 참혹한 비극으로 끝나는 현실과 달리 픽션에서 다루는 유괴납치 사건은 기발하고 유쾌한 설정으로 읽는 이를 휘어잡는 명작들이 많다. 레니 에이드 [아기는 프로페셔널!], 히가시노 게이고 [게임의 이름은 유괴] 그리고 [권순분 여사 납치사건]의 모태가 되었던 이 작품까지. [대유괴]의 매력은 발상의 역전성에 있다. 납치된 82살의 노인네가 오히려 범인을 선동해 유괴사건을 이끈다는 설정은 지금봐도 놀랄만큼 참신하다. 다만 30년 정도 지난 작품인지라 다소 고루하고 한없이 착한 엔딩은 맘에 안 들지만, 현실의 끔찍한 사건들만 접하는 요즘 세태엔 오히려 이런 동화적인 결말도 괜찮을 법 싶다. 좋은 게 좋은 거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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